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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사 지효 스님, 장병들과 함께했습니다.

by gugjinjang1 2025. 6. 30.

육군본부 군법사 홍제사 지효 스님은 16년째 장병들에게 윤리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며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 장병들의 자기 관리 능력과 맡은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하며, 죽음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입관 체험'을 통해 장병들의 정신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장병들과 함께
자기관리

 

MZ세대 장병들, 나약하지 않고 자기 관리

육군본부 군종실에서 16년째 군법사로 활동하고 계신 지효 스님(소령)은 최근 6·25전쟁 75주년을 앞두고 충남 계룡대 홍제사에서 만나 뵙고 장병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기성세대가 보기에 요즘 MZ세대(밀레니니얼+Z세대) 용사들이 과거와 달리 '너무 나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히려 "MZ세대 용사들 절대 나약하지 않아요. 믿고 주무셔도 됩니다"라고 강조하며 그들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셨습니다. 스님은 1980년대나 90년대 군 생활을 했던 부모 세대가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지금의 장병들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과거에는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 생활이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면, 요즘 장병들은 자신이 부대에서 맡은 일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주도적인 태도는 여가 시간에도 이어져 운동, 공부 등 자기 계발은 물론이고, 피부 미용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이러한 MZ세대 장병들의 자기 관리 능력과 능동적인 자세가 오히려 군의 발전과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 군 생활 속에서도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며 건강한 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호국불교'의 진정한 의미

불교의 근본 가르침 중 하나는 '살생을 금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을 죽일 수밖에 없는 군대에서 '호국불교'라는 개념은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요? 지효 스님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주셨습니다. 스님은 "군은 타국을 침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 우리 가족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즉, 군의 존재 목적 자체가 방어와 보호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님은 서산대사나 사명당과 같은 역사 속 승군(僧軍)들의 활동을 예로 들어 '호국불교'의 진정한 의미를 풀어주셨습니다. 승군들이 적을 죽인 것은 침략자들로부터 자행되는 '더 큰 살생'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불살생'을 실천한 것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스님은 승군 부대와 전투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의 경우 배에 탄 승병들이 다른 수군들과는 달리 봉 끝을 헝겊으로 말아 왜군이 배에 오르지 못하게 밀어내고 쳐내는 방식으로 싸웠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는 불살생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한 지혜로운 전투 방식이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육군 내에는 100여 명의 군법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종교 행사 외에도 장병들의 정신 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병 상담, 선도 활동, 사생관(死生觀) 교육, 전장 윤리 교육 등을 병행하며 장병들의 정신 건강과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돕고 있습니다. 육군의 경우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나 레바논 동명부대와 같은 해외 파병 부대에도 군법사가 파견되어 장병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군승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순국한 군법사만 13명에 달하며, 대한불교조계종 군종교구는 해마다 서울과 대전 현충원을 찾아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군법사들은 단순히 종교적인 역할을 넘어, 장병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나라를 지키는 중요한 일원으로서 헌신하고 있었습니다.

 

 

'입관 체험'으로 삶과 죽음의 의미

지효 스님은 6월 호국의 달은 물론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불당을 찾는 장병들에게 가능하면 '입관 체험'을 시켜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입관 체험은 죽음이 어떤 것인지 간접적으로라도 느껴볼 수 있도록 관에 잠시 들어가 있다가 나오는 독특한 경험입니다. 스님께서는 생각보다 많은 장병들이 이 체험을 통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울림을 받는다고 전하셨습니다.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삶의 소중함과 유한함을 깨닫고, 현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님은 "죽음과 무상(無常)을 늘 가까이한다는 점에서 불교와 군은 닮은 점이 많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군은 죽음과 늘 가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기에, 의미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장병들이 자신의 존재 의미와 삶의 가치를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군법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은 장병들이 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정신적인 평정을 유지하고, 자신의 임무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여합니다. 지효 스님은 장병들이 입관 체험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주어진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활용하며,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신 교육을 넘어, 장병들의 인격적인 성숙과 건강한 군 생활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었습니다. 스님의 이러한 노력은 장병들이 군 생활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의미 있는 존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