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묘장 스님, 부처님은 사회복지사

by gugjinjang1 2025. 6. 25.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묘장 스님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회복지로 해석했습니다. 정부 복지 지원의 양면성을 지적하며 민간 영역의 성장을 강조했고, 다양한 나눔 활동으로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사회복지사
묘장 스님

 

 

부처님의 가르침, 사회복지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최근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법회를 열며 그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았습니다. 재단의 대표이사를 맡고 계신 묘장 스님은 이 뜻깊은 시기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인류 최초의 사회복지사'라고 표현하며, 재단의 활동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외치셨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는 말씀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부분인 '천상천하 유아독존'만 알고 있지만, 뒷부분인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 구절은 '내가 세상에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구제하여 편안하게 하겠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고 스님은 설명했습니다. 현대 사회의 직업으로 비유하자면 바로 사회복지사가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1995년 '깨달음의 사회화'를 천명하며 21개 시설과 300여 명의 종사자로 시작했던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30년이 지난 지금, 181개 시설과 5600여 명의 종사자를 거느린 국내에서 가장 큰 복지재단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한 해 예산만 40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로, 불교계의 사회복지 활동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묘장 스님은 이러한 재단의 성장이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시대에 맞게 실천해 온 결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보듬으며 나눔의 꽃을 피우는 것이야말로 불교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단은 지난 30년간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부처님의 원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깨달음의 사회화'와 민간 복지의 중요성

묘장 스님은 재단의 설립 이념인 '깨달음의 사회화'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30년 전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었던 월주 스님이 이 이념을 천명하며 재단을 설립하셨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세상에서 나보다 잘난 사람은 없다'는 교만한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생로병사에서 벗어나 영원한 존재가 된 자신처럼, 삼계에서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반드시 구제하여 자신과 같은 경지에 이르게 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지 않는 깨달음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스님의 말씀은 불교의 자비 정신이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역설하는 것이었습니다. 묘장 스님은 정부의 복지 지원에 대해서도 '빛과 그림자'를 모두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국민 복지를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복지 사업에 나서면 해당 분야의 민간 사회복지단체에는 기부와 후원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현재 노인복지기관이나 장애인 시설에 후원금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의 복지 확대가 민간의 자발적인 나눔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입니다. 스님은 '촘촘한 복지'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민간 영역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각자의 역할을 조화롭게 수행하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해야만 사각지대 없는 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복지 제도를 설계할 때 이러한 양면성을 모두 고려하는 폭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특히 스님은 재난 현장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단체와 협력하지 않거나 기본적인 공지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당시의 일화를 예로 들었습니다. 당시 주민들이 홍해실내체육관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잠시 옮겨졌는데, 다음 날 아침 지자체에서 알려준 다른 장소로 지원 물품은 물론 밥차까지 모두 들고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주소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새벽에 다시 원래 있던 체육관으로 주민들을 모두 데리고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해서 다시 체육관을 찾아갔더니, 이번에는 체육관 정문을 열어주지 않으며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스님은 그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다고 말씀하시며, 재난 상황에서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혼자 모든 것을 하려 하기보다는 민간의 자원과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협력해야만 더 효과적인 재난 대응이 가능하다고 역설했습니다.

 

 

나눔의 꽃 피우는 다양한 활동

묘장 스님은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시대에 맞게 실천하다 보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보듬고 그들과 같이 정진하며 '나눔의 꽃'을 피워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재단은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그중에는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묘장 스님은 최근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나는 절로'에서 결혼 커플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셨습니다. '나는 절로'는 2023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30여 쌍의 커플이 탄생했지만 결혼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올해 11월에 한 커플, 내년 5월에 또 한 커플이 결혼할 예정이라고 스님은 직접 주례사까지 써놓으셨다고 합니다. 스님은 주례사를 통해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불행과 고난은 행복 뒤에 서서 늘 따라온다"며, "살면서 기쁘고 행복한 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서로 의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으면 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처럼 재단은 전통적인 복지 사업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것을 넘어, 사회 전체의 행복과 건강한 공동체 형성을 위한 노력까지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묘장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앞으로도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