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발레리노 박윤재 군이 세계 최고 권위의 로잔 콩쿠르에서 한국 남성 최초로 우승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는 수많은 세계적인 발레 학교의 러브콜을 뒤로하고, 자신이 가장 행복하게 춤출 수 있는 곳을 찾아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발레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박윤재 군은 한국 발레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으로 떠올랐으며, 그의 행보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완성형 인재' 박윤재, 로잔 콩쿠르를 제패
박윤재 군은 올해 2월, '세계 무용수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 남성 무용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 콩쿠르는 젊은 발레 무용수들에게 세계적인 발레단이나 학교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매우 권위 있는 대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우승은 한국 발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의 재능은 이미 무용계에서 '완성형 인재'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185cm의 훤칠한 키와 탄탄한 기본기는 물론,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 겸비하여 무대 위에서 탁월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발레 학교 교장조차 박윤재 군에게 입학을 권하면서 "사실 윤재 군이 와도 더 배울 건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그의 뛰어난 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로잔 콩쿠르 우승 이후에는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 영국 로열 발레 스쿨 등 세계적인 명문 발레 학교들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습니다. 이는 박윤재 군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무용수임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우승은 한국 발레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행복을 찾아 떠나는 미국 ABT JKO스쿨 입학
수많은 명문 발레 학교들의 러브콜 속에서 박윤재 군의 최종 선택은 '미국행'이었습니다. 그는 오는 9월부터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발레 학교인 'JKO스쿨'에 입학할 예정입니다. JKO스쿨은 한국인 발레 스타 서희, 세계적인 발레리나 이저벨라 보일스턴 등 수많은 유명 무용수들을 배출한 명문 중의 명문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박윤재 군이 ABT JKO스쿨을 선택한 이유는 매우 특별했습니다. 그는 "가장 행복하게 춤출 수 있는 곳을 골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ABT 무용수들의 내한 공연을 보면서 "참 즐겁게 춤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군무진까지 빠짐없이 행복해 보이는 모습은 그에게 큰 감동을 주었으며, "여기다"라는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단순히 명성이 높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춤 철학과 행복을 기준으로 삼아 결정을 내린 그의 모습은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박윤재 군이 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미국행은 단순히 유학을 넘어, 춤을 향한 그의 순수한 열정과 행복을 추구하는 예술가적 신념이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꿈의 무대, '돈키호테' 바질 역으로 첫 정식 공연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 이후, 박윤재 군은 이달 26일과 2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갈라 공연 '2025 발레스타즈'를 통해 첫 정식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 공연은 그에게 있어 콩쿠르 우승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서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그는 스스로 '꿈의 배역'이라고 밝혔던 '돈키호테'의 바질 역을 선보일 예정이었습니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영상을 보고 빠져든 배역"이라며, 왕자나 귀족처럼 고고한 역할보다 밝게 춤추면서 자유롭게 뽐내는 바질의 느낌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바질 역은 한 손 리프트, 피시 다이브 등 고난도 기교가 특징인 역할로, 그의 뛰어난 테크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박윤재 군은 로잔 발레 콩쿠르 결선 무대를 빛냈던 '파리의 불꽃' 중 남자 베리에이션과 컨템포러리 발레 '투 플라이 어게인(To Fly Again)'도 선보였습니다. 특히 '투 플라이 어게인'은 콩쿠르 비디오 심사로 제출했던 작품으로, 현재 서울예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최희재 안무가가 박윤재 군을 위해 안무한 작품이었습니다. 박윤재 군은 이 작품을 "굴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달려가는 듯한 작품"이라고 표현하며, "타이츠에 부스러기 묻는 게 싫어서 에너지바도 안 먹을 정도로 예민하고, 또래보다 힘과 테크닉이 부족하다 느껴 자책도 자주 하지만, 이 작품을 출 땐 '나는 왜 안 되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그가 느끼는 감정은 긴장이 아닌 '설렘'이었습니다. 그는 "무대를 즐기기 시작한 게 오래된 건 아니다"라며 지난해 동상을 받았던 '제54회 동아무용콩쿠르'를 떠올렸습니다. 중학교 때 콩쿠르에서 실수를 많이 하여 악몽으로 남아있던 경험을 극복하고, 지난해 '지젤'의 알브레히트 왕자 독무를 추면서 처음으로 무대를 온전히 느끼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앞으로 그는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도 공연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뜨거운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럽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더 열심히 할 원동력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박윤재 군은 "무용수라는 직업은 수명이 짧은 편이니 언젠가 관객이 저를 기억하지 않는 순간이 오겠지만, 마치 한 자리에서 오래도록 빛나는 별처럼, 제 자리를 지키면서 끝까지 춤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예술가적 소신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