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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긍정, 후회 없는 삶

by gugjinjang1 2025. 6. 27.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과 포기의 연속입니다.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니체의 '운명애(아모르 파티)'는 지나온 모든 길을 긍정하고, 실패조차 나를 만든 필연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모르 파티
미련과 후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

인생의 여정은 흔히 길에 비유됩니다. 때로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흔적을 따라가는 쉬운 길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스스로 새로운 길을 내야 하는 힘든 과제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며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고, 하나의 선택은 다른 하나의 포기를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나중에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나 아쉬움, 미련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은 우리가 포기해야만 했던 인생길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습니다. 시인은 두 갈래로 갈라진 숲길 앞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고민하다가, 풀이 우거지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은 길을 선택합니다. 다른 길은 언젠가 되돌아와서 가겠다고 생각하며 남겨두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시인은 긴 한숨을 쉬며 그 길을 선택한 순간부터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아쉬워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시인처럼 남과 다른 길을 고집할수록 회한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시인이 걸어간 길은 남들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더 험난하고 평탄하지 않은 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가치를 드러내는 일을 선택하여 남과 차이가 큰 길을 간 사람일수록 평범한 삶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이처럼 끊임없는 선택과 결정의 연속입니다. 선택하는 순간에는 우연처럼 보이는 일도, 시간이 흐르면 번복할 수 없는 운명이 됩니다. 지금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것은 쉽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이미 일어난 일은 던져진 주사위처럼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만약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많은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다시 선택한다고 해도 지금의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만약 현재 벌이가 부족하거나 직업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바꾸는 것이 더 나아 보일 수 있습니다. 고수익과 성공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지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할 테니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의 나태함 때문에 지금의 인생이 망가졌다는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업과 직업의 선택보다 훨씬 중요하고 어려운 것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일입니다. 친구든, 연인이든, 배우자든, 가족이든 우리는 만나서 애정과 신뢰를 쌓으며 인연을 맺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변하기 마련이라, 다툼과 이별을 겪게 되면 과거에 이 사람을 만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선택했더라면 더 행복했을 것이라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합니다.

 

 

니체의 '운명애'로 고통에서 벗어났습니다.

니체는 이처럼 과거를 되돌릴 수 없어 생기는 마음의 고통을 해결하는 방법을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보여줍니다. 차라투스트라는 눈먼 자를 만나지만, 세상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눈먼 자는 세상을 볼 수 있기를 원하지만, 만약 '눈을 뜨게 해준다고 해도 결국 볼 수 없는 것 혹은 보고 싶지 않은 것까지 너무 많이 보게 될 테니, 오히려 눈을 고쳐준 자를 저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마찬가지로 과거로 되돌아가 인생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도, 우리는 다른 선택으로 인해 지금보다 더 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천적 장애인들이 다시는 신체적 장애가 없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고통받듯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과거에 한 번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기 때문에 그 흐름에 거역할 수 없는 우리는 쓸쓸함과 슬픔을 느낍니다. 우리가 화를 내든 절망하든 옛일은 굴릴 수 없는 돌덩이처럼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면 할수록 죄책감과 고통만 커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니체는 퍼즐을 맞추듯, 무의미한 우연처럼 보이는 과거의 조각들을 다시 짜 맞춰 현재와 미래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면 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을 고통에서 스스로 구제하는 방법은 '과거의 조각돌과 수수께끼, 끔찍한 우연, 이것들을 하나로 압축해 모으는 일'을 통해 지난날 모든 것이 '그랬었지'에서 '나는 그러하기를 원했다'로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과거는 한낱 흩어진 조각돌이고 수수께끼이며 끔찍한 우연에 불과해 보이지만, '나는 그러하기를 원했다'며 의지를 가지면 그 과거는 필연성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난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현재 불행해졌다고 자책하는 것보다 '나는 공부하지 않고 놀고 싶었다'라는 적극적인 긍정으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인생에서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순간순간 이루어진 수많은 선택과 결단을 통해 수많은 우연이 모여 현재의 나를 만들었기 때문에 인생에서 버려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길을 긍정하는 '운명애'를 실천

니체는 '수천 가지의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람마다 각자 가야 할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 순간의 선택과 만남, 인연이 우리 각자의 인생길을 이어 나갑니다. 인생에는 좋고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끔 비탈길에 넘어지고 샛길로 빠지더라도, 모든 시행착오와 실패는 나의 인생길을 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과거의 수많은 길이 만나 지금의 나를 존재하게 한다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니체의 '운명애(Amor Fati·아모르 파티)'란 가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미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모든 길에 대한 절대적인 긍정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그 모든 순간을 '나는 그러하기를 원했다'고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태도입니다. 이러한 운명애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후회와 미련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모든 경험이 나를 만든 필연적인 과정임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고통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