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시즌3가 공개되며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주인공 성기훈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는 자기희생을 선택한 마지막 엔딩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시즌3의 결말, 캐릭터에 대한 애정, 그리고 K콘텐츠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진솔하게 밝혔습니다. 이정재가 바라보는 '오징어 게임'의 의미와 한국 콘텐츠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예상 못한 결말, 감독의 용기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시즌3의 마지막 장면을 가장 인상적인 명장면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솔직히 이런 엔딩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감독님의 용기에 놀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황동혁 감독이 선택한 결말은 분명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더 많은 시즌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고, 비즈니스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유혹이 있었을 텐데도 오롯이 '메시지'에 집중해 시리즈를 마무리한 점에서 작품에 대한 감독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마지막 장면 촬영에는 꼬박 하루가 소요되었습니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상황이라 표정의 디테일도 달리하며 다양한 버전으로 촬영했습니다. 이정재는 "그 장면이 저의 마지막 촬영이기도 했다"면서 "그 덕에 10kg을 감량했던 제 다이어트도 끝날 수 있었다"며 유쾌하게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정재는 성기훈의 피폐해진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1년 동안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10kg을 감량했다고 합니다.
선택의 이야기,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 전체 시리즈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캐릭터로 꼽은 인물은 시즌1의 조상우(박해수)였습니다. 상우는 어릴 적부터 수재로 불리던 기훈의 동네 후배로, 승승장구하는 줄 알았지만 투자에 실패해 빚더미에 앉게 된 인물입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은 결국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며 "상우가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배신감보단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은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선택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시즌3에서 성기훈이 내린 최종 선택 역시 그의 인간성과 양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었습니다. 이정재는 인터뷰에서 "성기훈의 양심적 선택을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K콘텐츠의 미래, 더 넓은 문을 열어가다
이정재는 2022년 8월 영화 '헌트'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연출 경험을 통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대와 고민이 더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문제로 지적돼 온 '고액의 배우 출연료'로 인한 제작비 증가 등에 대해서도 "그 문제로 콘텐츠 산업이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누구 하나의 문제는 아니지만 업계에서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은 모두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세계인들이) K콘텐츠를 보게 하는 '문' 같아요. 그 문이 좁아지거나 닫히지 않게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바람이 큽니다." 이정재의 이 말은 '오징어 게임'이 단순한 히트작을 넘어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합니다. 그는 "지금 국내 영화 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는데, 이제 막 출발점에서 달리기 시작한 K콘텐츠가 더 꾸준하게 세상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2022년 에미상에서 아시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이제 정말로 성기훈과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더 이상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까"라며 시원섭섭한 감정을 내비친 그의 모습에서 4년간의 대장정을 마친 배우의 진솔한 감정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