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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 만나는 희망과 아름다움

by gugjinjang1 2025. 6. 24.

경남 진주시 초전공원이 초여름의 싱그러움으로 가득합니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높다란 메타세쿼이아 아래 탐스럽게 피어난 수국들이 마치 야외 결혼식의 생화 장식처럼 시민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6월 13일부터 22일까지 '2025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가 열려, 진주가 '정원의 도시'로 거듭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꽃 축제를 넘어, 황무지였던 땅이 희망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희망과 아름다움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

 

황무지에서 피어난 희망: 초전공원의 놀라운 변신

지금은 꽃과 웃음이 넘치는 아름다운 초전공원이지만, 이곳이 처음부터 이처럼 평화로운 공간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1978년부터 무려 16년 동안, 이곳은 가로 30m, 길이 1km, 높이 40m에 달하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던 황무지였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폐허였던 이 땅에 진주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도시 재생'이라는 희망의 씨앗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2010년 전국체전을 앞두고 실내체육관을 품은 '초전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반려견 전용 화장실까지 갖춘, 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친근하고 소중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2025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는 초전공원이 '정원의 도시 진주'라는 새로운 비전을 활짝 꽃피우는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15년 전 조성했던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불과 2년 전 수국을 심은 것은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탐스럽게 피어난 수국들은 메타세쿼이아의 웅장함과 어우러져 초여름의 정취를 더하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 수국길은 과거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시민들의 노력으로 되살아난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 열리는 수국 축제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박람회 기간 동안 셔틀버스가 초전공원과 월아산 숲속의 진주를 오가며 두 공간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초전공원의 경관은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대나무 숲에 새로운 산책로가 조성되었고, 보라색 버들마편초가 심어져 공원 저수지를 바라볼 때 '차경(借景)'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대 강변 2만 ㎡ 터에는 꽃양귀비와 버베나가 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며 보랏빛 물결을 이루고 있어, 마치 노랫말처럼 진주의 모습이 보랏빛처럼 살며시 다가오는 듯한 서정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초전공원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희망과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거듭나며, 진주 시민들의 자랑이자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다: ESG 정원과 한국의 미학

이번 '2025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에서는 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를 담아낸 특별한 공간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동행정원'은 경남진주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공공기관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바탕으로 조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 보호 노력이 정원이라는 형태로 구현된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남동발전이 조성한 '빛과 바람의 정원'은 요즘 정원박람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행정원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빛뜰', '바람뜰', '숨뜰'이라는 세 개의 공간에 재생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연에 대한 깊은 존중을 담아냈습니다. 특히 운행을 멈춘 오래된 기차역에서 가져온 침목을 재활용하여 정원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시간의 숨결과 기억을 묵묵히 전하며 방문객들에게 사색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빛뜰'에는 에메랄드빛 침엽수와 숙근 샐비어 사이에 직사각형 거울들이 놓여 있었는데, 이 거울들이 햇빛을 반사하며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빛은 방문객들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비추는 듯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동행정원인 '바투 정원: 가까운 자연'은 자연이 주거지 바로 옆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인공 시설물을 최대한 배제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된 느티나무와 버드나무 등 수려한 공원 환경에 백당나무와 함박꽃나무처럼 수형이 자연스럽고 꽃과 열매가 아름다운 관목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강조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곡선의 데크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 속에서 편안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또한, 진주시민정원사협회가 직접 만든 '키친 가든'은 박람회의 주제인 '정원과 함께 하는 삶: 생활 속 실용정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시민 정원사들이 아이를 돌보듯 정성스럽게 채소를 심고 가꿨을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며, 도시에서도 텃밭을 가꾸는 즐거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은퇴 후 텃밭 가꾸기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실용적인 정보와 함께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며, 정원이 단순히 관상용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산림청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정원 디자인 경연 행사인 '코리아가든쇼'의 올해 주제인 '한국의 멋'을 담아낸 작품들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초전공원에 조성된 6개의 당선작 중 대상은 진주 출신 김태원 작가(29)의 '삼삼원'이 차지했습니다. '삼삼원'은 사라진 금천구곡(琴川九曲)의 풍경과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통 조경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풀어냈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 전통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조경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 작가는 "한국의 멋이라는 주제를 듣자마자 딱 제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통 조경의 구곡(九曲: 물길이 아홉 번 굽이친다는 뜻으로, 이상향을 의미) 개념을 통해 진주의 옛 경관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글로만 남은 자연을 상상하며 선비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사람들은 진주를 더욱 아름답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정원에 질문을 써놨습니다. '당신의 구곡은 어디입니까'."라고 말하며, 정원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색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박람회는 지속가능한 가치와 한국 고유의 미학을 정원이라는 공간에 담아내며,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선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원이 선사하는 치유와 활력: 진주의 새로운 명소들

진주는 오랫동안 진주성과 진양호공원이라는 대표적인 명소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정원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며 시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치유와 활력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문을 연 '월아산 숲속의 진주'는 누적 방문객 120만 명을 넘기며 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은 초전공원과 함께 이번 정원산업박람회의 중요한 축을 이루며, 셔틀버스로 연결되어 방문객들이 두 공간의 아름다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 들어서면 또 하나의 장관이 펼쳐집니다. 바로 6월 22일까지 열리는 '월아산 수국 축제'입니다. 만개한 수국으로 뒤덮인 산길 곳곳에는 '오늘 볼 수국을 내일로 미루지 마', '수국수국 설레는 여름'과 같은 재치 있는 문구들이 걸려 있어 방문객들의 미소를 자아냅니다. 남녀노소, 심지어 외국인 노동자들까지 어울려 즐기는 풍경은 진정한 축제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챙 넓은 모자와 원피스 차림의 여성들이 찾아와 즐겁게 사진을 찍는 모습은 정원의 여름날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월아산은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휴식처이자 축제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월아산은 1995년 대형 산불로 숲 대부분이 잿더미가 되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시와 시민들은 좌절하지 않고 함께 돌을 쌓고 나무를 심으며 생명을 되살려내는 놀라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월아산은 생태 숲과 자연휴양림, 그리고 최근에는 아름다운 정원까지 품은 '월아산 숲속의 진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숲속 어린이 도서관과 '맨발로숲' 같은 공간들은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며, 자연 속에서 휴식과 교육, 건강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국립수목원이 모델 정원으로 제시한 '서식처 정원'도 고요하게 사색하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이 정원은 여러 생물체가 흙과 돌, 썩은 나무 사이에서 공존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소박한 매력을 지닌 자생식물들이 돌, 고사목 등과 어우러져 있어 마치 별안간 깊은 숲속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진주 남강을 표현한 이끼는 지리산 기슭에서 가져왔다고 하며,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진주바위솔도 볼 수 있어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25 대한민국정원산업박람회'는 도시가 사람을 돌보고, 사람이 정원을 돌보는 관계의 선순환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앞으로 정원 산업의 시너지로 이어져 더욱 큰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진주는 마치 진주 목걸이를 걸친 여성처럼 우아하고 품격 있는 도시입니다. 그 안에는 역경을 딛고 되살아난 자연과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이 조용히 숨 쉬고 있습니다. 이번 정원 여행이 진주의 또 다른 보물 같은 풍경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