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어쩌면 해피엔딩'의 공동 제작자인 윌 애런슨 작가가 토니상 6관왕 수상 이후 첫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와 뮤지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밝혔습니다. 그는 한국어 공부를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었으며, 앞으로도 독창적이면서 보편적인 감정을 담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전했습니다.

윌 애런슨, 음악과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
윌 애런슨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연결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여덟 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선생님들 덕분에 음악을 배우는 것을 '의무'가 아닌 '특권'으로 느꼈다고 회상했습니다. 영화와 만화, 합창 등 예술과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좋아했던 그는 TV 영화 음악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들으며 꿈을 키웠습니다. 고교 시절에는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트롬본을 연주했으며, 재즈 밴드 활동을 통해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음악의 매력을 배웠습니다. 애런슨 작가는 이때의 밴드 경험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극 중 주인공 올리버는 재즈를 무척 좋아하는 캐릭터로 설정되었습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베를린예술대학교에서 음악 이론을 공부한 뒤,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뮤지컬 극작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뮤지컬은 음악과 이야기, 가사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이 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스위니 토드'와 '헤어스프레이'처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뮤지컬이 공존하는 자유로움 또한 그를 뮤지컬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애런슨 작가는 평소 어린이 공연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한국 영어 교육 업체인 잉글리시에그의 전속 작곡가로서 어린이 뮤지컬 음악을 300곡가량 만들었으며, 2017년에는 어린이 뮤지컬 '피트 더 캣(Pete the Cat)'을 미국에서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문화와 한국어가 준 새로운 영감
윌 애런슨 작가와 한국의 첫 인연은 2009년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뮤지컬로 옮긴 '마이 스케어리 걸'의 노래를 만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당시 공연을 마친 뒤 "한국의 뮤지컬계와 문화에 반해 버렸다"고 고백했습니다. 뉴욕으로 돌아온 뒤 혹시 또 한국에서 일할 기회가 생길까 하는 마음에 한국어 책과 CD를 사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박천휴 작가와의 협업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윌휴 콤비'로 불리는 두 예술가는 늘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며 소통했습니다. 애런슨 작가는 '번지점프를 하다' 때부터 이런 식으로 작업해 이젠 자연스러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이제 한국 소설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물론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작업하는 것은 늘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덕분에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기도 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애런슨 작가는 자신과 박천휴 작가의 관계를 미국인과 한국인이라는 구분보다는, 예술가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반응하는 관계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박천휴 작가에 대해 "예술적 취향이 비슷해 친해졌다. 그는 매우 드문 감각을 가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두 작가의 시너지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연주 시퀀스에 잘 나타났습니다. 이 뮤지컬에는 대사와 노랫말 없이 음악만으로 감정을 전하는 장면이 여럿 있습니다. 로봇은 인간보다 감정 표현이 서툴고 절제되어 있기에, 직접적인 대사보다 음악을 통해 주인공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연주 시퀀스는 작품의 핵심이었으며, 이를 통해 로봇의 섬세한 감정선을 직관적으로 전달했습니다.
K-뮤지컬의 미래, 독창성과 보편성
'윌휴 콤비'는 지금까지 다양한 시점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발표해 왔습니다. 2023년에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그린 '일 테노레'를, 2024년에는 1970년대 서울에서 양과자점을 꿈꾸는 여성을 그려낸 '고스트 베이커리'를 선보였습니다. 애런슨 작가는 모든 창작자가 그렇듯 공감되면서도 독창적인 이야기를 찾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는 한국 배경이 이러한 목표에 딱 맞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면 다른 배경도 탐구하고 싶다는 열린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당장 앞두고 있는 목표로 '일 테노레'의 영어 버전 완성을 꼽았습니다. 또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해 10월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2028년을 목표로 브로드웨이 버전의 한국 공연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윌 애런슨 작가는 관객으로서 자신이 고유한 세계관과 소리, 외형을 만들어내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낯설고 구체적인 세계로 관객들을 데려가면서도, 그 안에서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작품에 매료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작가로서 앞으로도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인,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이는 K-뮤지컬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문화와 언어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예술가적 신념을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