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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 공장 생산 지연

by gugjinjang1 2025. 5. 29.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생산 시작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4년 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더불어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장 생산 지연
반도체 공장 꿈

 

 

미국에 심은 반도체 공장 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는 지난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총 650억 달러(약 86조 9000억 원)를 투입하여 총 3개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야심찬 구상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과 대만 간의 '반도체 동맹'을 상징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특히 2022년 12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TSMC 1공장 장비 반입식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TSMC 창업자인 장중머우(모리스 창) 등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습니다. 팀 쿡 CEO는 이 자리에서 "아이폰에 들어갈 칩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히게 됐다"고 말하며 TSMC의 미국 내 생산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행사는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안정을 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과 TSMC의 글로벌 생산 기지 다변화 전략이 맞물린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과학법 등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투자에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지원하며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습니다. TSMC 역시 이러한 미국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특정 지역에 생산이 집중되는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미국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미국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미국 고객사들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연의 이유

대규모 투자와 함께 화려한 시작을 알렸던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 및 생산 계획은 당초 예상과 달리 여러 차례 지연되고 있습니다. 2020년 처음 투자를 발표한 이후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미국 공장에서는 단 하나의 반도체 칩도 생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TSMC는 당초 2024년에 1공장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이 시기를 2025년 상반기로 미룬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2공장 역시 생산 목표 시점이 2026년에서 2028년으로 2년 더 연기되었습니다. 가장 나중에 건설될 3공장도 2029년 말에나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체적인 프로젝트 일정이 상당 부분 늦춰지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와 반도체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생산 지연의 주된 이유로는 미국과 대만 간의 문화적인 충돌과 현지 노동자의 미숙련 문제가 꼽히고 있습니다. 대만의 빠르게 일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조직 문화와 상대적으로 정해진 절차와 작업 방식에 익숙한 미국 현지 노동 문화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며 공정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또한, 최첨단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수적인 고도로 숙련된 기술 인력을 현지에서 충분히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만 본사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미국으로 이동하여 현지 인력을 교육하고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이는 결국 생산 라인 구축 및 가동 지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높은 현지 인건비와 건설 비용 상승 또한 프로젝트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일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인력적 문제 외에도 현지 인허가 절차나 공급망 문제 등 다양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생산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미 대선 영향, 전략적 판단일까요?

일각에서는 TSMC의 계속되는 생산 일정 연기가 다가오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 방향을 관망하는 전략적인 판단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과거부터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강조하며 자유무역보다는 보호무역 기조를 보여왔습니다. 그는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TSMC와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TSMC에게 잠재적인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TSMC가 미국보다는 여전히 대만에서 반도체 생산을 하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대만은 오랜 기간 쌓아온 반도체 생산 생태계와 고도로 숙련된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TSMC가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특히 대선 결과에 따라 차기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추가적인 반도체 생산 관련 보조금이나 지원을 더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과학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은 이미 확정되었지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새로운 통상 정책이나 산업 정책 방향이 제시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거나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TSMC로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핵심적인 생산 일정 확정을 미루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결국 TSMC의 미국 공장 생산 지연은 기술적, 인력적 어려움과 더불어 미국 정치 상황 변화에 대한 전략적인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